뮤지컬 Urinetown(직역하면 소변도시)은 독특한 제목과 풍자적인 스토리로 브로드웨이를 강타한 작품이다.
이 작품은 작곡가 마크 홀먼(Mark Hollmann)과 극작가 그레그 코티스(Greg Kotis)가 공동으로 창작한 작품으로, 두 창작자가 1990년대 유럽 여행 중 공공화장실 사용료를 내야 하는 경험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오리지널 뮤지컬이다. 2001년 오프 브로드웨이로 진출해 토니상을 수상하며 큰 인기와 성공을 얻었다.
유쾌한 음악과 재치 넘치는 가사로 웃음을 선사하면서도, 환경 문제와 자본주의 사회를 날카롭게 비판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유린타운은 환경 파괴로 인해 물이 부족해진 디스토피아 사회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이 세계에서는 개인소유의 화장실이 금지되고, 모든 공공화장실이 사기업인 유린굿 컴퍼니(Urine Good Company)에 의해 운영된다. 시민들은 화장실을 사용하기 위해 높은 요금을 지불해야 하며, 불법적으로 볼일을 보게 되면 유린타운으로 무자비하게 끌려가 사라져 버린다.
주인공 바비 스트롱(Bobby Strong)은 가난한 시민들이 화장실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혁명을 계획한다. 그러던 중 그는 유린굿 컴퍼니의 사장인 클래드웰 경(Caldwell B. Cladwell)의 딸 호프 클래드웰(Hope Cladwell)과 사랑에 빠지게 된다. 유린타운의 실체가 마을 이름이 아니라 사형이라는 것을 알게 된 호프는 시민들과 함께 혁명을 성공시키지만, 결국 물 부족으로 인해 모두가 고통받는 결말을 맞이한다.
뮤지컬은 "Too Much Exposition"이라는 노래로 시작된다. 이 작품은 해설자인 락스탁 형사(Officer Lockstock)가 직접 관객과 소통하며 이야기를 진행하는데, 그가 직접 등장해 '너무 많은 설명'을 한다며 뮤지컬의 전개 방식을 비꼬며 노래 부른다. 이 곡은 단순한 오프닝넘버가 아니라 작품 전체의 유머와 풍자를 보여주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뮤지컬이 스스로를 조롱하는 방식은 기존 작품들과 차별화된 유린타운만의 매력이라 볼 수 있다.
극의 악역인 클래드웰 경이 부르는 "Don't Be the Bunny"는 권력을 가진 자들이 어떻게 대중을 통제하는지 풍자적으로 보여주는 곡이다. 노래 속에서 클래드웰은 호프에게 '토끼가 되지 말라'며 강한 자가 살아남는 현실을 강조한다. 재즈풍의 경쾌한 멜로디는 곡을 더욱 매력적으로 만들지만, 가사의 의미를 곱씹어보면 씁쓸한 현실을 떠올리게 된다.
뮤지컬 후반부의 대표곡인 "Run, Freedom, Run!"은 주인공 바비 스트롱이 부르는 곡으로, 억압된 시민들에게 희망을 주고 혁명의 메시지를 전하는 넘버이다. 이 곡은 전통적인 가스펠 스타일로 감동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면서도 동시에 작품 특유의 풍자적인 요소를 포함하고 있다. 가사는 희망적이지만, 뮤지컬의 전개를 생각하면 아이러니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관객들은 이 노래를 들으며 그의 리더십에 공감하면서도, 과연 그의 선택이 옳은 것인지에 대해서도 고민하게 된다.
유린타운은 단순한 코미디 뮤지컬이 아니다. 환경 문제, 계급 갈등, 자본주의 사회의 부조리함.. 등의 심각한 주제를 다루지만, 그 주제들을 유머와 풍자로 승화시켜 관객들에게 전달한다. 익숙한 뮤지컬의 공식에서 벗어나, 예상치 못한 전개와 유쾌한 음악으로 가득 찬 이 작품은 한 번 보면 잊을 수 없는 매력을 가지고 있다. 유머 속에서도 진지한 메시지를 던지는 유린타운, 지금 한 번 감상해 보는 것을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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