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토르 위고(Victor Hugo)의 고전 소설 파리의 노트르담(Notre-Dame de Paris)은 파리의 노트르담 대성당을 배경으로 한 비극적이고도 심오한 사랑과 운명의 이야기를 다룬다. 이 작품은 1998년 프랑스 파리의 팔레 드 콩그레에서 뮤지컬로 재탄생되었으며, 원작의 어두운 테마와 감정들을 무대 위에 생생하게 구현했다. 특히 리카르도 코치안테(Riccardo Cocciante)가 작곡하고 루크 프라몽동(Luc Plamondon)이 가사를 쓴 음악들은 뮤지컬을 더욱 감동적으로 만들어 주었으며, 캐릭터들의 내면을 잘 표현하는 노래들이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아름다운 집시 여인 에스메랄다와, 그녀를 사랑하는 세 남자의 이야기로 시작되는 이 작품은 뮤지컬계에서 하나의 전설로 남으며, 현대 프랑스 뮤지컬의 대표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아름다운 에스메랄다는 거리에서 춤을 추며 살아가는 집시 여인이다. 성직자 프롤로와 근위대장 페뷔스는 그녀의 매혹적인 모습에 한눈에 매료된다. 프롤로는 에스메랄다를 소유하기 위해 콰지모도에게 그녀를 납치하도록 시키지만, 이에 실패한 콰지모도는 매를 맞으며 모욕을 당한다. 이런 콰지모도에게 연민을 느낀 에스메랄다는 그를 도와주고 콰지모도는 이때부터 그녀에게 특별한 감정을 갖게 된다. 근위대장 페뷔스는 이미 약혼자가 있지만 에스메랄다에게 반해 그녀와 비밀스러운 만남을 갖는다. 하지만 둘의 비밀을 알게 된 프롤로는 질투에 휩싸여 페뷔스를 죽이고 에스메랄다에게 살인 누명을 씌워 감옥에 가둔다. 콰지모도는 에스메랄다를 구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결국 그녀는 처형당하고 분노한 콰지모도는 프롤로에게 복수를 한다. 콰지모도는 에스메랄다의 시체 옆에서 생을 마감하며, 그들의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는 끝이 난다.
작품의 오프닝 곡인 "Le Temps des Cathédrales(대성당의 시대)"는 극작가 그랭구아르가 대성당이 상징하는 인간의 꿈과 시대의 변화를 노래한다. 웅장하고 서사적인 멜로디가 15세기 파리의 분위기를 잘 표현하며 파리와 대성당을 중심으로 한 이야기가 시작됨을 알린다. 이 곡은 건축과 예술이 번성하던 중세 시대의 찬란함과 덧없음을 동시에 노래한다. (브루노 펠티에의 그랭구아르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에스메랄다를 사랑하는 세 남자의 복잡한 감정을 표현한 "Belle(아름답다)"는 그들의 갈등과 욕망이 절정에 달하는 장면이다. 에스메랄다를 향한 이들의 사랑은 순수함, 집착, 갈등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며 각자의 고뇌가 아름다운 멜로디 속에 녹아 있다.
비극적인 마지막 장면에서 콰지모도가 에스메랄다의 죽음을 슬퍼하며 부르는 곡인 "Danse Mon Esmeralda (나의 에스메랄다)"는 그의 순수하고 헌신적인 사랑을 절절히 표현한다. 애절한 멜로디와 감정 어린 가사가 결합된 이 곡은 관객의 마음을 울리며, 작품의 비극적 결말을 더욱 가슴 아프게 전달한다.
원작 소설과 영화, 그리고 뮤지컬은 각각의 매체에서 차별화된 특징을 가지고 있다.
영화는 가족 관객을 대상으로 제작된 애니메이션이기 때문에 노래와 캐릭터의 성격이 다소 순화되고 원작소설의 어두운 면을 많이 덜어내서 해피 엔딩으로 마무리되었다. 반면, 뮤지컬은 원작의 비극적 결말을 충실하게 재현해 어두운 테마와 등장인물들의 복잡한 감정을 그대로 표현해 더욱 깊이 있는 감정적 여운을 남긴다. 그래서 뮤지컬의 곡들은 영화보다 훨씬 더 강렬하고 드라마틱한 요소를 강조한다.
뮤지컬 <파리의 노트르담>는 빅터르 위고의 원작을 충실히 따르면서도 무대 예술이라는 매력을 극대화한 작품이다. 강렬한 음악과 깊이 있는 캐릭터 묘사, 그리고 성당이라는 상징적 공간을 통해 인간의 욕망과 비극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이 작품은 영화나 소설과는 다른 독특한 매력을 가지고 있으며, 원작 팬뿐만 아니라 새로운 관객들에게도 큰 감동을 선사한다.
- 1998년 초연을 하자마자 엄청난 인기를 끌었는데, 그중 "Belle"은 프랑스에서 44주 연속 1위를 하며 프랑스 국민노래가 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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