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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Next to Normal (넥스트 투 노멀)> 가족의 상처를 노래하다

by square-candy 2024. 9.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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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s://www.acc.go.kr/main/index.do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서론

뮤지컬 <넥스트 투 노멀(Next to Normal)>은 정신건강과 가족의 관계를 깊이 있게 다루며 브로드웨이에서 보기 드문 신선한 소재를 다룬 작품으로 큰 주목을 받았다. 이 작품은 조울증을 앓는 어머니와 그 가족들이 직면하고 있는 고통과 혼란을 감정적으로 풀어내어 음악을 통해 그 이야기를 전달한다. 

브라이언 요키(Brian Yorkey)가 각본을 쓰고 톰 키트(Tom Kitt)가 음악을 맡아 창작된 이 뮤지컬은 원래 제목이 'Feeling Electric'이었고, 몇 차례 워크숍을 거치며 지금의 <넥스트 투 노멀>로 재구성되었다.

이 작품은 2008년 오프 브로드웨이 초연 이후 토니상, 퓰리처상 등 여러 상을 수상하며, 깊이 있는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가족의 일상 속 불안과 균열

뮤지컬의 첫 곡인 "Just Another Day"는 어머니인 디아나의 혼란스러운 내면과 그로 인해 영향을 받는 가족의 일상을 묘사한다.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해 보이는 하루가 그녀에게는 극심한 정신적 고통의 연속이다. 이 곡은 디아나의 조울증이 가족의 일상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주며, 모든 것이 '정상'으로 보이지만 그 아래에 숨겨진 갈등과 균열을 관객들은 점점 볼 수 있게 된다. 

가사에서 'Just another day, pretending I'm okay'라는 구절은 디아나가 겪는 감정적 불안함과 이를 감추기 위한 노력을 뜻한다. 그녀는 가족에게 자신은 괜찮다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만 그녀의 마음 안에는 극도의 불안과 혼란이 있다. 이 곡을 통해 관객들은 디아나의 내면세계를 처음으로 엿보게 되고, 이는 앞으로 이어지는 갈등의 서막을 알리는 역할을 한다.

이 곡은 또한 가족 구성원들의 상호작용을 통해 각자의 고통을 표현한다. 남편 댄은 디아나를 지지하고 있지만 오랜 생활에 지쳐가고 있고, 딸 나탈리는 어머니의 병으로 인해 가정 안에서 소외감을 느끼고 있다. 이처럼 <넥스트 투 노멀>은 가족의 일상이 어떻게 무너지고 있는지를 섬세하게 그려내고 있다.

 

디아나의 잃어버린 감정들에 대한 그리움

"I Miss the Mountains"는 디아나가 자신의 정신 질환을 약물로 제어하면서 느끼는 감정의 공허함을 노래하는 곡이다. 조울증 약은 그녀의 감정은 안정시키지만, 동시에 그녀가 느꼈던 생생한 감정들과의 단절을 가져온다. 이 곡에서 디아나는 과거의 감정의 기복을 그리워하며, 그녀가 잃어버린 자아와 감정을 다시 찾고 싶어 한다. 

이 노래에서 디아나는 약으로 자신을 통제하지 않고 자신이 느끼고자 하는 감정을 되찾고 싶다고 이야기한다. 'I miss the high, I miss the lows'라는 가사는 안정된 삶이 아니라 과거의 격렬한 감정들과 함께했던 자신의 삶을 그리워하는 디아나를 볼 수 있다.

그녀는 약으로 인해 '정상'적인 삶은 유지할 수 있지만 그 대가로 진정한 자신의 일부를 잃었다고 느낀다. 이를 통해 우리는 디아나의 정신적 상태는 약물치료로 해결될 수 없는 복잡한 문제임을 깨닫게 된다. 

 

나탈리의 소외감과 상처

"Superboy and the Invisible Girl"은 디아나의 딸 나탈리의 깊은 고통을 노래하는 곡으로, 나탈리는 어머니의 정신 질환으로 인해 가족 내에서 자신은 항상 투명인간이라고 느낀다. 이 곡에서 나탈리는 죽은 오빠 게이브가 부모님의 주된 관심을 차지하는 가운데, 자신은 보이지 않는 존재처럼 느껴진다는 감정을 노래한다.

나탈리는 'Superboy'인 오빠와 자신을 비교하며, 가족 내에서 잊혀지고 소외된 자신의 처지를 한탄한다. 이 곡은 그녀가 느끼는 깊은 외로움과 분노를 감정적으로 표현하여 그녀의 삶이 부모님의 상처와 질병 속에서 얼마나 괴로웠는지 이야기하고 있다.

이 곡은 또한 나탈리가 그동안 억눌려왔던 감정들을 분출하는 순간이다. 그녀는 단지 어머니의 병으로 고통받는 것만이 아니고 그로 인해 자신이 가족 내에서 중요하지 않다고 느끼는 것을 표현한다. 이를 통해 정신질환은 단지 한 사람만의 문제가 아니라 가족 전체에 미치는 영향을 깊이 있게 다루고 있다. 

 

결론

뮤지컬 <넥스트 투 노멀>은 정신 질환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이를 가족 간의 사랑과 희망으로 연결시켜 감동을 자아낸다. 디아나의 정신적 고통과 그녀의 가족들이 겪는 고통은 매우 현실적이며, 그 과정에서 가족들은 각자의 상처를 치유한다. 

이 작품은 관객들에게 정신 건강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며, 단순한 치료나 해결책보다는 상처를 이해하고 함께 치유하는 과정의 중요성을 알려준다. <넥스트 투 노멀>은 뮤지컬을 통해 가족 간의 복잡한 관계를 표현함으로써 관객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긴다. 

 

 

  • 공연이 끝난 후 여러 관객들은 자신들이 경험한 정신 건강 문제를 고백하기도 하고, 작품이 끝나고 나서도 지속적인 대화가 이어졌다. 심지어 많은 관객들이 이 작품을 계기로 상담 치료를 시작하거나 정신 건강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하게 되었다고 한다.
  • 디아나 역을 맡은 앨리스 립페는 조울증의 감정적 기복을 무대에서 실감 나게 연기해 2009년 토니 어워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그녀의 공연은 당시 브로드웨이 팬들 사이에서 '잊을 수 없는 순간'으로 회자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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